오만잡생각2009.11.13 11:15

내키는대로 손까락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하나 더 생겨 반가운 한편, 어떤 식으로 내 블로그와 팀블로그에 실을 글을 나눌 것인가? 머리가 지끈거리긴 하다. 뭐...그거 따져서 무신 뜻 깊은 결론이 나올 것이며 설령 심오한 구별법을 찾는다 해서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보장이 있겠어? 근데 인생에 도움이 되는 건 당췌 어떤 거지? 일단 이 글을 보며 덩달아 머리가 지끈거리게 된 이가 생긴다면 이 글의 보람, 소기 목적은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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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터에서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이야기하다가 그 이가 '프로테이지'라는 단어를 쓰기에 되돌아 봤다. 뭐, 그 자리에서 내가 느낀 바를 이야기하진 않았다. 겪은 바 그런 이야기가 서로의 관계에 보탬이 되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거든. 그 단어는 '퍼센테이지', '퍼센트', '퍼센티지', '프로' 중 어느 하나를 쓰면 무난할 게다. '퍼센트'라는 게 굳이 따지면 라틴계 100, 1/100을 나타내는 centi에서 나온 cent (100개 모으면 1달라가 됨), '1개의'를 뜻하는 'per'와 결합하여 per cent가 백분율의 뜻을 가리킨단다. (그게 어떤 경로로 '프로'가 동일어가 되었는지는 도통 모르겠다)

근데 '프로테이지'는 사전에 안나오는 잡종교배 어휘 되겠다. 글치만 웬간한 사회적 지위, 배경을 가진 이들도 흔히 쓴다. 그 중엔 영어라면 남부럽지 않다는 이도 꽤 있다. 포탈검색에서 찾으면 '사전에 나오지 않습니다'는 안내문이 뜬 바로 아래 그 표현을 쓴 오만 게시물이 출력되는 희귀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이건 '노가다'(일본 사람은 그게 무신 말인데? 라며 생경해 하지만 한국에서는 널리 일본말이라고 여기며 쓰여지는 단어, '土方'에서 나왔겠지만 발음은 'dokata'가 더 가깝다)와는 또 다른 유형이다.

자, '프로테이지'란 말을 쓴 이에게 "그거이 말이지, (per, cent, pro의 어원을 설명하며) 사전에 안나오는 말이거든?"이라고 지적하면 흔쾌히 받아들이는 이 드물다는 것이 이 글의 주제 되겠다. 심지어 인격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 상당량 관계가 머쓱험악해지기도 한다. 왜 그런 현상이 발생할까? 지적하는 이가 자아내는 분위기의 문제일까? 암만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조심스럽게 접근해도 상대가 되돌아보며 교정하는 단계로,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가 어렵다.

거기서 더 발전(?)하면 자기합리화로 날아가기도 한다. 예로써 '어서오십시" 가 그릇된 어법임을 지적했을 때 '어서오십시오'가 맞다는 것은 알지만 '요'라고 말하는 편이 보다 부드러운 느낌이 들어 일부러 그리 쓴다는 대답이 돌아올 때. 하긴 알고 쓴다는데야 뭐라 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그리 반응하는 이에 대한 내 서운함의 근원은 또 무엇일까? 그런저런 까닭에, 나는 웬간해선 지적하지 않는다. 뭐, 후배나 부하 직원인 경우에는 마구 질러대는 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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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프로테이지가 그릇된 어법이라는 걸 알았다고 그 이 보다 우월한 인간이라는 걸 뜻하지는 않는다. (당췌 우월한 인간이 뭐하는 물건인지 몇 페이지 넘어간들 답이 안나오는 일이겠지만) 더구나 내가 쓰는 어휘, 어법에 그보다 황당한 것도 얼마든지 있을 게다. 그걸 지적당한다 해서 내 인격을 개무시하는 것으로는 인식하지 말자고 새삼 다짐하는 게다. 하다 못해 어법 때문에도 이런 지경이니 가치관, 사고 방식을 다루는 대화는 얼마나 어렵겠나, 깨지기 쉬운 물건이므로 조심 살살 다뤄야 하는 게다. (2009.11.13)

덧글 : 티스토리 필명에 '솔바람'이란 이가 먼저 있었던 듯, '섬그늘'로 등록했심다. 뭐, 팀블로그 내에서 필명을 바꾸는 방법은 없겠지요? 이 참에 새 이름으로 놀아 보자는 마음 한 구석에 뭔가 서늘하군요 --+ 희한한 일이야...  
Posted by 솔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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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궁금해져서 지식인 뒤져 보니 '프로'는 네덜란드어에서 온 말이라는군요.
    http://kin.naver.com/detail/detail.php?d1id=6&dir_id=60101&docid=3155767&qb=7ZSE66GcIO2NvOyEvO2KuA==&enc=utf8&section=kin&rank=1&sort=0&spq=0&pid=fYzQmv331yCssbGJVc8ssv--041683&sid=G-LYJvEQ@UoAAGSqyNUAAAAF

    2009.11.13 13: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추가)<프란>님이나 <나는나>님 같은 경우도 필명 중복이 되어 다른 닉을 선택한 경웁니다. <향미>님 같은 경우도 마찬가진데 <향미..>로 바꾸셨더군요. 이를테면 <솔바람>님은 따옴표를 사용한 <'솔바람'>을 사용하실 수 잇습니다(방금 확인해 보니 되는군요).로그인 상태에서 http://www.tistory.com 로 들어가 초기화면 왼쪽 위 <정보수정>에서 바꿀 수 있습니다. 물론 팀블로그 내에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엄슴미다. ^^;

    2009.11.13 14: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지킬박수 / 네덜란드어로 procent라는 걸 처음 알았네요. 보다 고급(^^) 썰을 풀 수 있겠습니다.
    olddj/ 덕분에 솔바람'로 변경했습니다. 뒤에 스페이스를 찍어 시도했지만 그건 허용 않는군요 ^^

    2009.11.13 14: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무상이

    우리나라에서는 비판을 대개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합리적인 비판도 인격에 대한 공격 혹은 자신의 지성에 대한 공격쯤으로 받아들여 감정적으로 반격하는 경우가 많지요. 아마 저도 그런 경우가 많지 싶습니다^^

    2009.11.13 16:21 [ ADDR : EDIT/ DEL : REPLY ]
  5. 무상이 / 비판이든 비난이든 꼬투리(^^) 잡히면 머리에 스팀 올라오는 게 인지상정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태클이 들어오면 합리적인지 아닌지 보다는 뭔가 반격거리가 없는지 따지게 되지요. 근데 그거이 또한 정신건강을 위한 방어기제라고 합니다. 우선 성찰부터 해서 '내가 잘못이었어'하며 머리 쥐어 뜯으면 스트레스 땀시 오래 못산다는. 투박히 말하면 한국인은 성찰이 부족하고 일본은 성찰 과잉인데요 (자기 탓 부터 하라고 교육함), 일본인 평균수명이 더 높다지요. 그렇담 그건 폭탄주 문화 탓일 겁니다 ^^

    2009.11.13 16: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이거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네요. 잘 배워갑니다.

    2010.12.03 16:28 [ ADDR : EDIT/ DEL : REPLY ]
  7. 김슬기

    저도 지금 자꾸 옆에서 누가 '프로테이지'라고 쓰는데 전 그런 단어를 들은 적이 없어서 검색해봤는데,
    잡종어가 맞군요!!! 그런데 이 단어를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네요~ -ㅅ-

    2012.02.16 15:03 [ ADDR : EDIT/ DEL : REPLY ]
  8. 백분율이 영어로 percentage이고, 그 기호인 %를 procent라고 하다보니 둘이 섞이어 프로테지란 말이 나왔다는 것이 국립국어원의 답변이네요 ^^

    2014.06.18 16:11 [ ADDR : EDIT/ DEL : REPLY ]
  9. 윤콩

    저도 이 말이 너무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이렇게 시원한 글이 ! 거기에 프로테이지라는 말 하나에서 출발한 다짐까지 너무너무 좋은 글 읽어 기분이 좋아진 오후입니다 : )

    2015.12.04 16:38 [ ADDR : EDIT/ DEL : REPLY ]
  10. 개굴

    안녕하세요?
    저는 카페에 올라 온 글 중에서 '배정표 프로테이지'라는 말이 있어 찾아보다 님 글을 읽게 되었네요.
    프로테이지가 뭔 말이지 하다가 님 글을 읽어보니
    먼 예전에 저도 사용하든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좋은 지식 얻고 갑니다.

    2019.02.19 21:01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