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2009.11.26 15:34

별 볼일 없는 넘이 하는 짓이라고는 유선방송 채널 돌리기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안 보는 것이 차라리 몸과 마음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지만 가끔은 쓸만한 것이 걸리기도 한다. 이런 쓸만한 것 중에 최근에 걸린 게 남아시아 섬나라(어딘지는 기억이 안난다) 사람 몇(4명이었지?)이서 영국 민가 생활을 담은 "원주민의 홈 스테이 in England"의 몇 장면이다.

장면 1. 농장을 하는 집 주인 부부이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면서 서로의 음식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개를 먹는 문제'로 약간의 논쟁이 벌어진다. 영국인 부인은 원주민들의 개를 식용으로 하는 데 상당한 거부감을 표시한다.

"너희들은 어떻게 애완견을 먹는가? 어떻게 자기가 키우던 개를 먹을 수가 있는가."

"우리도 자기가 키우는 개, 애완견은 자기가 안 먹는다. 우리는 식용으로 키우는 개를 먹을 뿐이다. (대부분의 개는 식용으로 키운다)."
 
"그래도 사랑하던 것을 잡아 먹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글쎄 우리도 사랑하는 것을 죽이지는 않는다."

장면 2 . 집 주인의 돼지 농장으로 간 원주민들, 자기 동네에선 볼 수 없던 커다란 돼지를 보고 환호를 하며 영국인도 자기들처럼 돼지를 키운다는데 대해 깊이 감명을 받는다. 그러나 이들은 마지막으로 들른 돼지 접붙이는 곳(암퇘지에게 수퇘지의 정자를 인공으로 주입하여 수정하는 곳)에서 크게 놀라고 매우 기분 나빠한다.

"영국 암퇘지들은 수컷을 만나지 않는가?"

"그렇다. 일일이 수컷과 교배 시키는 것은 많은 품이 들지만 성공률은 낮다. 따라서 영국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인공수정을 한다."

"그건 말이 안 된다. 돼지도 즐길 권리가 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을 담고있는 있었는는데 이 프로를 보면서 "인간은 얼마나 열심히 자연에서 멀어지려고 노력하는 가."하는 생각을 했다. (이것도 앤트로피의 법칙인가?)

   


쓰다 보니 '지렁이와 경제"란 웃기는 기억이 나네.

78년도 여름으로 기억한다. 학교 서클(요즘 말로는 동아리)에서 Digest라는 영문월간지에서 실린 지렁이를 주제로한 글의 주해독자로 나섰다가(나섰다기 보다는 목 줄 잡힌 것이지만) 요런 글에 걸렸는데, 

"지렁이의 성생활은 토끼보다 경제적(economical)이다" (원문은 기억이 안 난다.)

난 여기서 'economical'을 "더 긴, 장시간의"로 해석해 버렸다.  그러니까 economical이 비록 '간결한' '절약이 되는'의 뜻을 가지고 있더라도 적어도 성생활에서만은 economical을 '간결한'으로 풀어서는 안 된다고 고집을 부리다가...... 머......절라게 깨졌다. 청중의 대부분의 이 경제 경영학도인지라.  하지만 외왕 엇나간 것 끝까지 버텼다. "너희들은 간결하게 해라. 난 긴게 좋다."라고. (나중에 생물학도 넘에게 물어보니 지렁이 이 넘들 엄청 빠르게 한다고 했다. ㅠ ㅠ )

그 지렁이야 어쨌든 암튼 난 아직도 economical은 어디까지나 우리에게 긍정적인 것(효율적인 것이 아니라)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특히 요즘 같이 '경제적'을 남용하는 환경에서는. 



Posted by 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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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향미..

    요즘 전세계적으로 방송 트렌드는 <리얼 버라이어티> 인가 봐요..
    근데..인간이란 참..ㅡㅜ

    2009.11.26 19: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토끼뿔

    성생활에서 왜 경제적인...이라는 수식이 있을까요? 거참 개념이해가 난망하다는.....-_-;;;;;

    2009.11.27 14: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원문이 기억 나지는 않지만 이 부분을 좀 더 명료하게 하자면 성생활이 아니라 '수컷 지렁이의 성적 능력'으로 해야겠습니다.

      2009.11.27 15:10 신고 [ ADDR : EDIT/ DEL ]
    • 토끼뿔ㅡ

      성적능력이 경제적이라...음....비극적..-_-;;;

      2009.11.27 18:09 신고 [ ADDR : EDIT/ DEL ]
  3. 나는나

    경제적인 성생활이라...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서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말 같네요.

    2009.11.28 01: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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