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잡생각2010.02.25 16:12

 

오후 1시만 되면 칼같이 점심을 먹습니다.

전기밥솥으로 막 지어낸 흑미잡곡밥 냄새가 환상입니다

오늘 점심 반찬은 그릴에 바짝 구은 간고등어, 칼슘과 철분의 보고라는 톳나물 두부무침, 50대 이후의 여성이라면 늘 먹어줘야 한다는 멸치볶음, 알맞게 곰삭아 맛의 절정에 도달한 김장김치였습니다.

하루 왼종일 비는 내리고 안그래도 썰렁한 일터가 더욱 썰렁한데 참! 밥값이나 했을지 모르는데 암튼 맛있게 자알 먹었습니다.

일터에서 먹는 점심 한끼 아무거나 주위에서 시켜먹어도 되는데 언젠가부터 조미료 범벅이 된 획일적인 식당음식들에 넌더리가 나서 반찬은 집에서 싸오고 밥만 지어서 한끼를 해결합니다. 이렇게 먹는 점심이 나름 행복합니다.

마트에 가보니 톳나물이 싸서 한봉지 사다가 뜨거운 물에 데쳐서 두부한모 으깨 넣고 멸치액젖에 무치니 예전 어머니 손맛이 나서 새삼 옛날 어머니표 음식이 그리워집니다.

주위에 지천인 제철 푸성귀들로 훌륭한 식탁을 만들어 주시던 어머니의 솜씨가 점점 사라집니다.

음식 재료도 예전만 같지 못하고, 무엇보다 시간에 쫓겨 손 많이 가는 음식들은 할 엄두도 못내고 그저 가공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내는 것에 점점 익숙해져 가니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은 국적불명이요 기름지기만 할뿐 건강하지 않은 먹거리들에 길들어져 갑니다

이번 지방자치 선거에 학교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가 많이 나와서 당선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무상급식이 단지 한끼 식사의 제공이 아닌, 먹거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고민을 통하여 '과연 건강한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의 시발점이 될 수 있겠지요.

제가 국민학교 5학년 때 처음 접한 학교급식이 생각납니다.

한달 급식비가 몇백원 정도였던걸로 기억하는데 한반에서 절반 이상이 신청하질 못했지요.

물론 저역시 신청하지 못했고요.

그래도 절반 이상이나 동지가 있었기에 별로 위축되지는 않았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밥에 국은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더욱 먹는거에 집착합니다.

좋은거 많이 먹고 오래 살고 싶은가 봅니다^^



 

Posted by 구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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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등학교 때 학급마다 급식 할당이 있었습니다.
    나라에서 장려하는데 신청하는 사람이 적으니 그랬던 것이죠.
    그래도 돈이 없어 할당에 응하지 못하고 도시락 싸 가지고 다니던 기억이 나네요.

    2010.02.25 19: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올디

    그 옛날 저희 아버님이 출조하시면 쿨러 가득 흑돔, 감성돔, 뱅에돔, 무슨 돔, 숭어, 빨간고기, 뽈라구 등등 잡아오셔서 동네방네 나누어주기도 했지요(사오신 건지도...^^;)

    옛날 음식들은 다 건강식이었고 자연식이었을 겁니다(음... 꼭 그렇지도 않은 게, 회를 먹을 때 초장에 빙초산 희석액을 넣기도... 지금도 쭝국집 단무지에 묻어 잇는 것들은 다 빙초산 희석액 ㅡ,.ㅡ)

    단오 때던가? 초복 때던가? 잊지않고 먹임을 당하던 익모초도 잇었구요.
    도시에 살아도 뒷산에만 올라가면 산딸기 정도는 많이 먹을 수 있었네요.

    그런데 거기 아지노모도가 낑기고 라면이 들어오고 소시지(햄은 언감생심)나 햄버거 핫도그 같은 것이 들어 옵니다. 사이다나 콜라도 그렇지요. 환타까지...
    단 음식과 짠 음식이 우리 미각을 얼얼하게 합니다.


    그 때보다 우린 행복해졌는가를 따지자면 음식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지만,
    '저단백 고탈로리'냐, '고단백 저칼로리'냐...
    이걸 먹으면 오래 살 거냐, 저걸 먹어야 오래 살 거냐...

    하다보면,
    글로 배운 인생의 한계가 곧 드러난다능...^^;

    돈이 없으면 시간으로 때우고 시간이 없으면 몸으로 때우고 아무 것도 없으면 마음으로 때워도 공평하게 인정 받으면 좋겠습니다.

    전원 무상급식이라는 게 최고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당히 타당하고 합리적인 절충이 잇을 법도 한 이야기가 선거 와중에 휩쓸리는 게 안타깝네요.

    2010.02.26 01: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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