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을 참으로 우울하게 시작했습니다. 자자! 힘내시고 공부 다시 시작합시다^^
제 2강 인간의정신에 대하여 중 두번째, 신체와 정신은 평행하다 까지 강의안 올렸고요, 이어집니다
3. 인간의 영혼은 분할된다?
스피노자는 인간의 정신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의 신체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 정신이 어떻게 다른 정신과 다른지, 인간 정신이 어떻게 다른 정신보다 우월한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이미 말한 것처럼 그 대상의 본성을, 즉 인간 신체의 본성을 인식하는 일이 필요하다" (E Ⅱ.P13.S) 사람들은 인간의 신체가 단지 정신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만 여겨왔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인간의 신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지금껏 아무 것도 규정한 바 없다. (EⅢ. P2.S)
여기서 스피노자는 인간의 신체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먼저 보여주고자 한다. 『에티카』2부 정리 13에 있는 설명 몇가지를 옮겨보자.
요청 1. 인간의 신체는 각 부분이 매우 복잡한, 본성이 다른 매우 많은 개체로 조성되어 있다.
요청 3. 인간의 신체를 조직하는 개체, 즉 인간의 신체 자체는 외부의 사물로부터 극히 다양한 방식으로 자극받는다.
요청 4. 인간의 신체는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서 대단히 많은 다른 사물들을 필요로 하며, 이들에 의하여 계속해서 재생된다.
요청 6. 인간의 신체는 외부의 사물을 많은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또한 많은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스피노자는 인간의 신체가 서로 본성이 다른 무수한 개체들(individuals)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하나의 개체는 가장 단순한 신체들(the simplest bodies)로 이루어진다. 가장 단순한 신체들이 모여 합성된 신체(composite body)를 이루는데, 그것을 가리켜 개체라고 부른다. 하나의 개체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동일한 운동과 정지의 비율을 갖기 때문이다. 만일 이전과 동일한 운동과 정지의 비율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면, 그것은 다른 개체의 일부가 되면서 해체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개체들은 다른 개체들과 결합되어 하나의 독자적 사물(개물, singular thing)을 구성한다. 이 역시 하나의 개체로서 전체를 이루며, 각각의 개체들은 그 부분들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신체를 이루는 서로 다른 개체들은 각기 독자적으로 활동하면서도 특정한 운동과 정지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심장이나 폐 등의 장기들은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장기에게 있어 인간의 신체는 하나의 전체(whole)가 되며, 장기들은 인간 신체의 부분(part)을 이룬다. 림프와 카일에게 혈액은 하나의 전체가 되며, 림프와 카일은 전체를 구성하는 개체들이다. 이처럼 개체들이 모여 하나의 전체를 이루지만, 또 각각의 개체들은 스스로 하나의 전체가 되기도 한다.
들뢰즈는 우리에게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른바 '자기면역증'이라고 부르는 질병이 그것이다. 인간의 신체는 면역체계를 통해서 외부 신체의 침입에 대항하여 공격하고, 이를 통해 자신을 방어한다. 하지만 자기면역증은 자신의 고유한 면역체계를 교란시키면서 자기 자신을 공격하도록 만든다. 새로운 관계 속에서 자신의 신체는 우리의 다른 부분들이 기존의 고유한 면역체계를 저버리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신체는 외적인 관계에 따라 전혀 새로운 개체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cf. 류마티스. 또는 자살, 중독의 사례.
이처럼 양태들은 다른 양태들과의 관계(외적 원인)에 의존하면서 무한한 인과계열을 형성한다. 개체들의 이합집산에 따라 인간을 이루는 개체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거나 상실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무수히 많은 개체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의 개체들 없이는 인간이라는 개체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들이 '죽음'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의 신체가 새로운 관계 아래 놓이게 됨으로써 또 다른 개체로 '변용'되는 것을 의미할 따름이다.
스피노자의 평행론은 신체와 정신이 동일한 질서와 연결을 갖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인간의 신체를 구성하는 질서와 연결은 고스란히 인간의 정신에 적용된다. 즉, 인간의 신체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정신도 서로 본성이 다른 여러 관념들의 집합으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다. 데카르트에게 있어 인간의 정신은 분할될 수 없는 것이어야 했다. 만약 인간의 정신이 신체와 마찬가지로 분할될 수 있다면, 인간의 정신이 신체보다 우월하다고 말할 아무런 근거도 제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인간의 영혼이
분할될 수 있다고 상상조차 할 수 있단 말인가! 정신이 분할되지 않는 단일체라는 생각은 데카르트에게서 결코 양보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스피노자에게서 인간의 정신은 신체와 다른 별개의 초월적인 질서를 갖지 않는다.
여기서 스피노자는 인간의 정신을 조성하는 관념이 무엇보다 신체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 주목한다. 만약 우리가 신체를 잃게 된다면, 우리가 그 어떤 관념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다시 말해, 죽은 사람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외부의 사물에 대해서도 동일한 방식에 따라 그것을 파악한다. 즉 외부의 사물이 우리의 신체에 가한 자극에 따라 우리들은 그것들에 대한 관념을 갖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간의 신체가 갖는 관념은 신체의 변용에 대한 관념이다.(E Ⅱ.P19) 어떤 사물이 우리의 신체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면, 우리들은 그것에 대해 그 어떤 관념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인간 정신을 조성하는 관념의 대상은 신체이거나, 또는 오직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어떤 연장의 양태일 뿐이다" (E Ⅱ. P13)
그렇다면 인간의 신체가 무수히 많은 개체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인간의 정신 역시 무수하게 많은 관념들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동일한 하나의 얼음에 대해서도 신체는 여러 방식의 자극을 받게 된다. 눈에 자극된 얼음에 대한 관념이 다르고, 손에 자극된 얼음에 대한 관념이 서로 다르다. 하나는 얼음에 대해 말고 투명한 사물로 파악된 관념이고, 다른 하나는 차갑고 딱딱한 사물로 파악된 관념이다. 이는 얼음이 인간의 신체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극되어 갖게 된 관념들인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신체의 변용에 따라 무수히 많은 관념들을 갖게 되며, 정신은 바로 이러한 관념들로 이루어진 '집합'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당혹스러움을 갖게 된다. 인간의 영혼이 관념들의 집합에 불과하다니! 영혼의 불멸을 믿었던 데카르트가 스피노자의 이러한 주장을 들었다면 아연실색하지 않았을까? 스피노자의 주장대로라면, 인간의 영혼 역시 신체의 해체와 함께 동시에 해체될 분이다. 따라서 영혼은 결코 불멸하는 존재가 아니다. 불멸하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오직 신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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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정성입니다. 이 글은 직접 치신 건가요, 아니면 긁어 오신 건가요? 우옛거나 시간 날 때 (도대체 그게 언제냐 --+) 정독하며 따라갈 생각입니다. 일단 번역본을 읽고 이 연재를 디다보는 것이 낫겠지요?
2010/01/22 21:49 [ ADDR : EDIT/ DEL : REPLY ]복습도 할겸 직접 써서 올리고 있어요^^ 제가 독수리는 아니거든요.
2010/01/25 14:23 [ ADDR : EDIT/ DEL ]짝짝짝....앗싸....
2010/01/23 04:09 [ ADDR : EDIT/ DEL : REPLY ]불경기야말로 투자의 적기요 아주 김새고 재섭는때야말로 공부의 적기로다. 잠늠복끔 1장1절...@@v
어제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EBS 뭔 강의를 봤는데, 제가 평소에 생각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하더라능... 동양철학과 서양철학, 또 뭐뭐 그런 윤리학도 어쩌면 '본연의'흐름일 거라는 생각이 팍팍(방송 내용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2010/01/26 05:14 [ ADDR : EDIT/ DEL : REPLY ]아.. 정말 스피노자에 대한 반항기가 심하게 드는군요.
헐...스피노자 아이라 할배라도 꼼꼼하게 정신차리고 따지야되믄 또 반항할꺼자너? 메렁~~ :P
2010/01/26 11:08 [ ADDR : EDIT/ DEL ]헉. 귀신이닷. 술 한 달 끊었다가 어제 약간 마시고 쓴 글의 약점을 제대로 짚으시다뉘...ㅠㅠ 아프로는 반항하지 않고 무조껀 엎드리겟슴미다(굽신굽신).
2010/01/26 13:15 [ ADDR : EDIT/ DEL : REPLY ]